
제주도는 아름다운 자연과 독특한 문화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관광지입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장애인, 노약자, 유아동 가족 등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여행지이기도 했습니다. 최근 들어 제주도는 '모두를 위한 관광'이라는 가치에 주목하며, 무장애 관광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주도의 무장애 관광 정책을 크게 세 가지 관점, 즉 접근성, 인프라, 제도적 기반을 중심으로 깊이 있게 살펴보려 합니다.
접근성 강화: 여행의 기본을 바꾸다
누구나 여행을 떠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특히 휠체어를 이용하거나, 유모차를 동반한 가족, 혹은 고령자들은 비행기에서 내린 순간부터 크고 작은 장벽에 부딪히기 일쑤였죠. 제주도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201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접근성 강화’에 나섰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공공교통 시스템의 개선입니다. 제주국제공항에는 휠체어 대여 서비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안내와 유도 블록, 전용 엘리베이터 등이 설치되어 이용자 편의를 대폭 높였습니다. 공항 내 서비스뿐만 아니라 공항과 시내, 주요 관광지를 연결하는 저상버스 노선도 확대되었고, 탑승 예약 시스템도 정비되었습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접근성 지도’ 서비스입니다. 제주도는 자체적으로 무장애 관광지, 장애인 화장실, 경사로 유무 등을 표기한 전자 지도를 제공하며, 실시간으로 정보를 업데이트합니다. 이 서비스는 특히 여행을 계획하는 장애인 혹은 보호자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런 세심한 접근은 단순한 배려가 아니라, 여행의 문턱을 없애는 실질적인 조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인프라 개선: 눈에 보이지 않던 불편을 줄이다
접근성 확보가 여행의 시작이라면, 여행지에서의 ‘체류 경험’은 관광의 중심입니다. 과거에는 관광지 자체에 장애인용 편의시설이 거의 없거나, 있더라도 실효성이 낮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주도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관광 인프라의 무장애화에 발 벗고 나섰습니다.
예를 들어, 인기 관광지인 성산일출봉, 섭지코지, 한라수목원 등은 최근 몇 년 사이에 경사로를 설치하거나 기존 시설을 보수하여 휠체어나 유모차 이용자도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게 했습니다. 특히 성산일출봉은 일부 구간에 리프트형 이동 장치를 도입하는 등 장애인 접근성을 고려한 리모델링을 진행 중입니다.
숙박시설에서도 변화가 감지됩니다. 제주도는 **‘무장애 인증제’**를 운영하며, 일정 기준 이상의 편의시설을 갖춘 숙박업소와 식당, 체험마을 등을 등록·홍보하고 있습니다. 인증을 받은 업소는 장애인용 욕실, 점자 표기, 자동문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이용자 리뷰를 통해 신뢰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무장애 관광이란 단지 휠체어로 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를 넘어섭니다. 제주도는 시각·청각 장애인을 위한 음성 안내, 자막 영상 콘텐츠, 수화 관광 해설 서비스까지 확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AR·VR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체험형 관광 서비스도 시험 운영 중입니다. 이는 관광객뿐만 아니라 거동이 불편한 지역 주민들에게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는 변화입니다.
제도적 기반: 단기 정책이 아닌 지속 가능한 구조
제도는 정책이 단기적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입니다. 제주도는 이 점에서도 전국적인 모범 사례로 꼽힙니다. 2017년 제정된 **‘제주특별자치도 무장애관광 활성화 조례’**는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해당 조례는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예산 확보와 사업계획 수립, 실태조사 의무화 등 실질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정책이 공허하지 않게 작동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또한 제주도는 정책 거버넌스 구조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당사자, 관광 종사자,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정책협의회와 자문기구를 구성해 정책의 현실성과 실행력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실제 관광객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한 것이죠.
무장애 관광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 모델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최근 열렸던 ‘2024 제주 무장애 관광포럼’에서는 사회적 기업과 협업하는 관광 프로그램, 장애인 일자리 연계 체험마을 운영 등 구체적인 방안들이 논의되었습니다. 이러한 방향성은 무장애 관광이 단지 소수의 편의를 넘어서 지역사회 전반의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제도적 지원은 정책 현장에서도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예컨대 관광업체를 대상으로 한 무장애 관광 교육과 컨설팅, 무장애 기반 시설 구축 시 지방보조금 지원, 장애인 전용 여행 패키지 개발 지원 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공공기관과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제주 무장애 관광 브랜드’ 개발도 예고되어 있어, 전국적 확산의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결론
제주도의 무장애 관광정책은 단순한 관광 인프라 개선을 넘어서, 관광의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접근성 향상, 인프라 정비, 제도적 뒷받침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면서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여행지’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는 셈입니다.
무장애 관광은 단순히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가 아닙니다. 이는 아이를 동반한 가족, 고령자, 임산부, 그리고 일시적인 부상을 입은 모든 사람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포용적 관광의 핵심 가치입니다. 제주도의 이러한 움직임이 한국 관광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를 기대하며, 더 많은 이들이 ‘불편함 없는 제주 여행’을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