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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한 60대, 알바로 다시 뛴다 (고령자, 재취업, 알바)

by Old people 2025. 10. 26.

노인 아르바이트 증가

60대 이상 고령자들이 은퇴 후에도 계속 일하는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다. 과거에는 노년기에 접어들면 은퇴 후 여유를 즐기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연금만으로는 부족한 생활비, 늘어나는 의료비 부담, 가족을 계속 부양해야 하는 현실 등 다양한 이유로 많은 고령자들이 다시 일자리를 찾아 나서고 있다. 특히 ‘알바’라는 형태로 사회에 다시 참여하는 모습이 크게 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왜 고령자들이 알바에 나설 수밖에 없는지, 그들이 마주하는 현실은 어떤지 자세히 들여다본다.

고령층의 삶, 왜 다시 일하게 되었나?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사회’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약 18.5%에 달하며, 이는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인구 구조의 변화만큼 노년층의 삶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퇴직 후 연금으로 생활하며 손자 손녀를 돌보는 것이 일반적인 시나리오였다면, 요즘은 상황이 다르다. 연금 수령액은 부족하고, 자녀 세대도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부모에게 기대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60대 이상 고령자들은 생계유지를 위해 다시 노동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접근이 비교적 쉬운 단순노무직이나 서비스업 아르바이트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편의점 야간 근무, 마트 계산대, 음식점 보조, 주차장 안내, 아파트 경비 등 다양한 현장에서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고령자들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외로움 해소나 사회와의 연결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일을 택한다. 누군가에게는 하루를 보내는 의미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살아 있다는 실감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마주하는 근로환경은 결코 녹록하지 않다. 장시간 근무, 무거운 물건 나르기, 감정노동 등 신체적·정서적으로 부담이 큰 일이 많다. 특히 고령자 맞춤형 근무 환경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 건강 악화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노인들이 단순히 ‘알바’ 자리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존중받으며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 마련이 절실하다.

재취업 시장, 고령자에게 얼마나 열려 있을까?

은퇴 후 ‘재취업’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고령자들이 오랜 경력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취업 시장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기업은 여전히 젊고 역동적인 인재를 선호하며, 고령자에 대해서는 체력 저하, 변화 적응력 부족 등의 선입견을 갖고 있다. 재취업을 희망하는 고령자 대부분은 정규직이 아닌 시간제 또는 단기 계약직 형태의 비정규직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정규직 채용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으며, 단순 반복 업무나 기피 업무 중심의 일자리가 많다. 게다가 채용 과정에서 나이로 인한 차별을 겪는 경우도 많다. “연령 제한 없음”이라고 명시해 놓고도 실제로는 면접에서 “건강은 괜찮으신가요?”, “이 일 오래 하실 수 있겠어요?” 등의 질문을 통해 사실상 고령자 채용을 기피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정부와 지자체는 고령자 취업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고용노동부의 ‘신중년 사회공헌활동 지원사업’, ‘시니어 인턴십 프로그램’ 등이다. 일부 지자체는 시니어클럽이나 시니어 일자리 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지역 내 기업과 연계해 일자리를 알선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수요에 비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며, 많은 고령자들이 정보 부족으로 기회를 놓치기도 한다.

생계형 알바, 고령자에게 득일까 실일까

60대 이상 고령자 중 상당수는 단순히 ‘소일거리’가 아니라, 생계 유지를 위해 알바에 나선다. 특히 국민연금만으로 생활이 어려운 노인들에게 알바는 생존의 문제다. 최근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60세 이상 비정규직 근로자는 300만 명을 돌파했으며, 그 중 상당수가 단기 알바 형태로 근무하고 있다. 고령자의 알바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첫째, 경제적 자립에 도움을 준다. 둘째, 외로움을 줄이고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셋째, 자신감과 자존감을 회복하는 데 기여한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이 처한 근로 환경이 여전히 열악하다는 점이다. 고령자들은 주로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으며, 휴게시간 부족, 불안정한 고용, 건강 문제 등을 감내해야 한다. 또 일부 고용주는 고령 근로자에게 법적 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거나, 일방적인 계약 해지 등의 불이익을 주기도 한다. 알바를 통한 사회 참여가 단순한 ‘생존 수단’이 아니라 ‘삶의 일부’가 되기 위해서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고령자 맞춤 일자리 확대, 체력과 건강을 고려한 업무 설계, 고용 안정성 확보 등 다방면의 접근이 요구된다.

은퇴 후 알바로 다시 노동시장에 나선 고령자들의 모습은 이제 우리 사회에서 흔한 풍경이 되었다. 하지만 그들이 일을 선택한 이유가 '생계'라는 단어로 귀결되는 현실은 마냥 반가운 일은 아니다. 이들이 사회에서 존중받으며 일할 수 있도록, 단순히 일자리를 늘리는 것을 넘어 근무 환경 개선과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고령자 고용은 단지 노인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겪게 될 미래를 위한 준비다. 이제는 '노후에도 일하는 사회'가 아닌, '노후에도 존엄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