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사회는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평균 수명이 길어짐에 따라 ‘은퇴 이후의 삶’이 점점 더 길어지고 있고, 그만큼 노후를 대비한 경제적 준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많은 노년층이 기대했던 만큼의 연금을 받지 못하거나, 연금만으로는 생활비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일자리로 다시 눈을 돌리는 시니어들이 늘고 있는데, 이때 발생하는 것이 바로 노후 일자리와 연금 간의 복잡한 상관관계입니다. 단순히 ‘연금 받고 일하면 된다’는 접근이 아닌, 제도의 구조와 정책 방향을 이해하고 접근해야 손해를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인 노후 소득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노년소득 구조의 현실과 한계
대한민국 노인의 소득 구조를 보면, 대부분은 국민연금을 포함한 공적 연금, 그리고 근로소득, 자산 소득으로 구성됩니다. 그중에서도 공적 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만, 실제 연금 수령액은 평균 60만~80만 원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금액만으로는 주거비, 의료비, 생활비 등을 감당하기 어려워 많은 분들이 60대 이후에도 생계형 또는 보람형 일자리를 찾게 되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는 연금을 받는 시점에 소득이 발생할 경우, 일정 부분 연금이 감액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국민연금은 60~64세 수급자에 한해 일정 소득(2024년 기준 약 월 283만 원)을 초과하면 연금이 일부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을 놓쳐 일자리를 얻고도 실질 소득이 줄어드는 ‘소득 역전’ 현상을 겪곤 합니다. 이처럼 노년소득은 연금만으로는 부족하고, 근로소득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제도적 제약이 얽혀 있는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국민연금 제도와 근로정책의 충돌
근본적인 문제는 국민연금 제도의 설계 철학과 현재의 고령화 사회가 충돌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국민연금 제도는 원래 은퇴 후 소득이 없어진 상태에서의 보장을 전제로 설계되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60대, 70대에도 일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고, 이들이 소득을 얻는 순간 연금이 줄어드는 제도는 오히려 이들의 경제적 자립을 저해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최근 몇 년간 고령자 친화형 일자리 정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공부문에서는 60세 이상을 위한 사회서비스형, 공익활동형 일자리를 마련하고 있으며, 민간 부문에서도 고령자 고용 장려금 등의 제도가 도입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연금과 소득 간의 불균형은 해소되지 않았고, 실제 일자리를 얻은 고령자 상당수가 연금 감액 통보를 받고 당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충돌을 해결하기 위해선 연금 수령 연령과 소득 제한 기준에 대한 제도적 재설계가 필요합니다. 예컨대, 고령 근로자에게는 일정 소득까지는 연금을 감액하지 않거나, 수급 시기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더 나아가 연금 수급을 연기하는 대신 연금액을 늘려주는 ‘연기연금제도’의 활용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혜로운 노후소득 설계 전략
그렇다면 개인은 어떤 전략으로 노후소득을 설계할 수 있을까요? 가장 먼저 고려할 것은 본인의 총 소득 구조를 파악하는 일입니다. 국민연금 외에도 퇴직연금, 개인연금, 임대수입, 근로소득 등 다양한 소득원이 있을 수 있고, 이들의 합산 수준이 국민연금 감액 기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보다, 전체 수입과 세금, 연금 수령액 등을 따져보는 재무 시뮬레이션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언제부터 연금을 받을 것인가’에 대한 전략입니다. 국민연금은 수급 시기를 앞당기면 그만큼 연금액이 줄고, 반대로 수급을 늦추면 연금액이 늘어납니다.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연금 수령을 연기하고 근로소득 중심으로 소득을 유지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렇게 하면 이후 연금액이 증가해 안정적인 노후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노후 일자리의 성격을 고르는 일입니다. 예를 들어, 시간제, 프로젝트형, 프리랜서 같은 유연한 근무 형태를 선택하면 소득 규모를 조절할 수 있어 연금 감액을 피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시니어 일자리 지원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면 소득은 확보하되 제도적 충돌을 줄일 수 있습니다.
노후를 위한 소득 전략은 선택이 아닌 필수
연금과 일자리는 상호 보완적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는 충돌하는 부분이 많고, 그로 인해 고령층이 실질 소득을 잃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곤 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필요한 것은 제도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자신에게 맞는 전략 수립입니다. 단순히 연금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 선택과 연금 수령 시점, 그리고 소득 설계 전반을 고민해야 합니다. 지금이라도 자신의 소득 구조를 점검하고, 연금공단이나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을 권합니다. 지혜로운 노후 소득 전략이야말로 안정된 노후의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