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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근로자 사고 급증 (사회이슈, 제도개선, 노동안전)

by Old people 2025. 10. 30.

고령 근로자 사고 급증

“이 나이에 집에만 있기엔 손도, 마음도 바쁘더라고요.”
공공근로나 노인일자리에 참여하고 있는 어르신들에게 종종 듣는 말입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수많은 노년층이 경제활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면에는 매년 늘어나는 노인 근로자 산업재해라는 심각한 문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고령 근로자 사고는 단순한 통계가 아닙니다. 그 안에는 누군가의 부모, 이웃, 선배들이 겪은 고통과 상처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고령 근로자 사고 증가의 실태와 원인, 현 제도의 문제점, 그리고 보다 안전한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들을 다뤄보려 합니다.


사회이슈: 고령 근로자 사고, 왜 늘어나는가?

요즘 뉴스를 보다 보면 '노인 근로 중 사고' 소식을 종종 접하게 됩니다. 한 예로, 지난봄 대전의 한 마을에서 공공근로에 참여하던 70대 어르신이 도로변 환경 정리를 하다가 차량에 치이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처럼 공공형 노인일자리에서 발생하는 사고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이를 큰 사회문제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실제 고용노동부와 국민연금공단 등의 통계를 보면, 65세 이상 고령자의 산업재해 건수는 매년 상승세입니다. 특히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 중이던 어르신들의 사고 비율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유는 단순하지 않습니다. 신체적인 기능 저하와 같은 개인 요인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제도 자체가 고령 근로자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현재 운영되는 노인일자리 대부분은 청소, 쓰레기 분리배출 지도, 교통 정리 같은 비교적 단순한 업무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상 적잖은 위험 요소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가령, 여름철 뙤약볕 아래 몇 시간씩 서 있는 것만으로도 열사병 위험이 크고, 겨울철 눈길이나 빙판에서의 낙상 위험도 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어르신들이 일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생계 유지입니다. 국민연금만으로는 생활이 빠듯하고, 자녀에게 손 벌리기도 어려운 요즘, 일자리는 곧 삶의 마지막 안전망입니다. 그런데 이 '안전망'이 오히려 '위험'으로 바뀌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더욱 안타까운 건, 사고 후의 보상이나 치료 역시 충분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일부 사업은 산재보험이 적용되지 않거나, 보장 범위가 지나치게 협소해 피해자와 가족의 고통은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제도개선: 형식적인 안전관리, 무엇이 문제인가?

노인일자리를 처음 기획했을 땐 분명 좋은 의도가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지금은 제도 운영이 너무 형식적이고, 실효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흔한 문제는 ‘안전교육’의 형식화입니다. 현장에선 안전교육이 짧은 시간에 대충 PPT만 보여주고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도 한두 번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게다가 교육 내용도 대부분 일반적인 산업안전 기준을 그대로 옮겨놓은 수준이라, 어르신들이 이해하거나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그냥 이름 쓰고 앉아 있다가 나왔어요."
인터뷰 중 만난 한 참여자는 안전교육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장비 착용법, 응급 시 대처법 같은 구체적인 교육보다는, 형식적인 전달에 그친 경우가 많았다고 하죠.

뿐만 아니라, 일자리 배치 시 어르신 개인의 건강 상태나 직무 적합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 점도 큰 문제입니다. 80대 노인이 허리를 굽혀 골목 쓰레기를 줍는 일에 투입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마땅히 일할 사람이 부족하니, 무작정 인원을 채우는 경우가 생기는 겁니다.

또 하나 지적할 점은 지자체 간의 안전관리 격차입니다. 일부 지자체는 보호 장비를 지급하고, 참여자 건강 점검을 주기적으로 진행하는 등 비교적 잘 운영되지만, 그렇지 못한 지역도 많습니다.
"장갑도 내 돈 주고 샀어요."
이 말처럼 예산 부족이나 행정 편의주의로 인해 안전장비조차 지급되지 않는 현실은 분명 시급히 개선돼야 할 부분입니다.

이처럼 제도의 중심이 ‘참여 숫자’에 맞춰져 있다 보니, 진짜 중요한 '사람', '안전', '지속 가능성'은 점점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노인일자리는 사회적 명분만 있을 뿐, 참여자 개개인의 삶과 건강을 책임지는 안전망으로서는 부실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노동안전: 사고 예방 위한 현실적 대안은?

노인일자리 사업이 진정한 의미에서 복지 정책이 되기 위해선, 지금부터라도 **'양보다 질'**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참여 인원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고 적합한 일자리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첫째, 고령자에게 적합한 ‘노인 친화형 직무’ 개발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어린이 도서관 책 정리, 공공기관 내 문서 분류, 주민 상담 안내 같은 실내 행정 보조 업무는 신체적 부담이 적고, 삶의 의미도 부여할 수 있습니다.
실제 일부 지역에서는 ‘문화해설사’나 ‘경로식당 지원’ 등 비교적 안전한 일자리를 늘려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런 사례를 전국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교육 방식의 전환이 절실합니다. 단순히 전달식 교육을 반복할 것이 아니라, 체험형, 반복형, 영상 기반 교육을 통해 실제 이해도를 높이는 방식이 도입돼야 합니다. 특히 고령층 특성상 시청각 자료나 시뮬레이션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셋째, 사고 발생 이후의 지원 체계 강화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응급 상황에 대비한 대처 매뉴얼 제공, 사고 처리 절차 간소화, 심리 상담 지원 등은 사고의 후유증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단순히 육체적 치료만이 아니라, **‘심리적 회복’**까지 고려하는 복지정책이 필요합니다.

또한, 지역 병원이나 복지관 등과 연계한 건강검진 프로그램, 심리상담 연계, 정기 안전점검 같은 제도적 장치도 중요합니다. 어르신의 건강 상태를 미리 파악하고, 예방 중심의 관리가 이뤄진다면 사고 발생률 자체를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건, 이 모든 변화가 지속 가능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단발성 캠페인이나 일회성 개선이 아닌, 중장기적인 정책 목표와 실천 계획이 수립돼야 합니다. 복지부, 고용노동부, 지자체가 단순히 각자 움직일 게 아니라, 협업과 통합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결론: 요약 및 Call to Action]

고령 근로자 사고는 단순히 개인의 불운으로 치부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현재의 노인일자리 제도는 사회적 명분은 충분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참여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기에는 많은 허점이 존재합니다.
이제는 '더 많이 참여시키자'가 아니라, '더 오래 건강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하자'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할 때입니다.
정부, 지자체, 그리고 우리 사회 모두가 노년의 노동을 단순한 숫자가 아닌 **‘존엄한 삶의 일부’**로 인정하고, 그에 걸맞은 정책과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사람이 중심인 정책, 사람이 존중받는 현장, 그것이 진짜 복지이고, 안전한 노년의 시작입니다.